귀촌의 90%는 지역 선택에서 결정된다
귀촌을 결심한 사람 대부분은 제일 먼저 ‘어디로 갈 것인가’를 고민하게 된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수많은 귀촌 지원 지자체, 전원주택 분양 정보, 농촌 체험 마을 광고가 쏟아진다.
하지만 그 안에 진짜 내가 살기에 맞는 곳이 얼마나 될까?
귀촌은 단순히 도시를 떠나는 일이 아니다. 완전히 다른 생활 기반을 새로 세우는 인생의 리셋이다.
그래서 어디서 살지를 잘못 정하면, 모든 게 뒤틀릴 수밖에 없다.
지자체 지원이 많다거나 땅값이 싸다는 이유만으로 지역을 고르면, 결국 다시 도시로 돌아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나는 실제로 귀촌을 두 번 시도했는데, 첫 번째 실패는 ‘지역 선택 실수’ 때문이었다.
첫 귀촌지에서는 병원 접근성, 통신 환경, 마을 분위기, 일자리 등 모든 것이 맞지 않았다.
두 번째는 철저히 기준을 세우고 조사한 뒤 결정했고, 훨씬 안정적인 정착이 가능했다.
이 글에서는 그 경험을 토대로, 귀촌지 선택에서 실수하지 않는 현실적인 기준 4가지와 세부 체크포인트 20여 개를 공유한다.
당신이 귀촌을 고민하고 있다면, 반드시 이 글을 끝까지 읽고 자신의 상황에 맞게 체크해보길 바란다.
좋은 지역을 고르면,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병원·마트·교통, 생활 인프라를 기준으로 본다
귀촌하기로 마음먹으면 대부분의 사람은 공기 좋은 외곽, 조용하고 싼 동네를 먼저 찾는다.
하지만 실제로 살아보면, 생활 인프라 부족은 하루하루 불편함으로 누적된다.
특히 아이가 있는 가정, 고령의 부모님과 함께 사는 경우, 만성 질환이 있는 경우라면 인프라는 필수 고려 사항이다.
병원 접근성
– 응급실이 있는 병원까지의 거리
– 소아청소년과, 내과, 치과, 한의원 등의 유무
– 고령자일 경우 재활병원·종합병원 거리
실제로 내가 처음 살았던 마을은 가까운 병원까지 차로 40분이 걸렸다.
한 번 감기로 병원 다녀오는 데 반나절이 걸렸고, 그게 반복되니 ‘사는 게 피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트·시장·택배 수령 가능 여부
– 대형 마트까지 거리
– 오일장 유무, 지역 로컬 마트의 품질
– 택배기사의 배송 범위: 문 앞 배송인지, 마을회관까지만 오는지
– 우체국, 편의점 접근성
귀촌 초기에 한 번은 배달된 택배가 마을회관에서 사흘 동안 보관돼 있었는데, 누구도 나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이후 마을 택배 규칙을 배우게 되었지만, 이런 정보는 사전에 조사하기 어려운 부분이라 현장 방문이 꼭 필요하다.
교통과 도로 상태
– 읍내/시내까지 나가는 버스 유무
– 자차 이동 시 주요 도로 노후 상태
– 겨울철 결빙 도로 존재 여부
– 대중교통 환승이 가능한지 여부
시골길은 겨울에 눈이 오면 거의 마비 상태가 된다.
또한 국도와 연결되지 않은 ‘막다른 마을’은 응급 상황 시 대응이 어렵다.
결론 요약
귀촌은 자연만 보고 선택할 수 없다. 병원, 마트, 교통은 ‘그날 하루를 어떻게 보내느냐’를 좌우한다.
자연보다 생활권이 먼저다.
사람과 마을 분위기, 커뮤니티 성향을 본다
많은 사람이 귀촌에 실패하는 큰 이유 중 하나는 ‘이웃과 맞지 않아서’다.
귀촌은 조용한 외딴집에서 혼자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시골은 사람이 없으면 생활이 안 되는 구조다.
지역의 분위기와 마을 커뮤니티의 성향을 미리 파악하지 않으면, 정보 단절, 갈등, 고립으로 이어진다.
마을 구성원 연령대
– 고령 인구 비율 (70% 이상이면 세대차 심각)
– 30~50대 귀촌 인구 유무
– 어린이, 청소년 유무 → 교육환경에 직접 영향
나는 처음에 ‘한적해서 좋다’는 생각에 고령층 위주의 마을로 갔지만, 대화 상대가 없어 외로움이 컸고, 정보 전달도 느렸다.
외지인에 대한 수용도
– 최근 몇 년간 귀촌자 수 (지자체에서 자료 제공 가능)
– 마을 회의 참여 비율
– 외지인 비율 30% 이상일 경우 분위기가 유연함
특정 마을은 외지인을 경계하거나, ‘이장 중심의 폐쇄적 운영’이 많은 경우가 있다.
반대로 귀촌인이 많고 다양한 커뮤니티가 형성된 마을은 갈등도 적고 적응이 빠르다.
마을 리더 성향
– 이장의 소통 스타일
– 젊은 이장이 있는 마을이 활력이 있다
– 주민들이 이장 중심으로 움직이는지, 개인 활동이 허용되는지 확인
리더 한 명의 성향이 마을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귀촌 전에 반드시 사전 방문을 통해 이장이나 주민과 짧은 대화를 시도해 보는 것이 좋다.
결론 요약
집을 보러 갈 게 아니라, ‘마을 사람’을 먼저 만나야 한다.
같이 살아갈 사람의 성향을 먼저 이해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집이라도 ‘감옥’처럼 느껴질 수 있다.
인터넷, 통신, 전기, 상하수도 등 ‘보이지 않는 인프라’를 확인한다
귀촌지 정보를 검색하면, 대부분 자연환경이나 가격, 면적 중심으로 설명돼 있다.
하지만 귀촌 생활의 실제 불편은 보이지 않는 인프라에서 시작된다.
귀촌 후 온라인 수업이 끊기고, 인터넷 회선이 3Mbps 이하라서 업무가 불가능해지는 상황은 생각보다 자주 발생한다.
인터넷 회선
– 광랜 설치 가능 여부
– 평균 속도 (직접 측정 필수)
– 통신사 제한 유무 (일부 지역은 KT만 가능)
시골의 오래된 집은 내부 배선이 되어 있지 않아, 공사비가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까지 나올 수 있다.
상하수도 및 정화조
– 공공 상수도 공급 여부
– 지하수 사용 시 수질 검사 이력
– 정화조 처리 방식: 직관 배출인지, 정기 처리 필요인지
– 배수로/침수 위험 여부
내가 살던 지역은 지하수 기반이었는데, 겨울에 배관이 얼어 물이 나오지 않았던 날이 있었다.
배수로가 막히면 장마철에는 물이 집으로 역류하기도 한다.
전기설비 및 기타 인프라
– 누전 여부, 전선 상태, 외부 차단기 위치 확인
– 전기차 충전소 접근성 (장기 계획 시 고려 필요)
– 난방 방식: 기름보일러, 화목보일러, 전기패널 등
난방비, 전기료는 인프라의 상태에 따라 극적으로 차이가 난다.
보일러가 10년 이상 된 경우, 교체 비용만 200만 원 이상이 들 수 있다.
결론 요약
눈에 보이는 집보다, 눈에 안 보이는 인프라가 생활 만족도를 결정한다.
현장 방문 때 반드시 전문가와 함께하거나, 실사용자에게 직접 문의해야 한다.
내 삶의 방식과 맞는지, ‘궁합’을 본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건, 그 지역의 분위기와 내 생활 리듬이 잘 맞는가이다.
귀촌은 단지 ‘거주지 변경’이 아니라, 삶 전체를 재설계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기후와 계절 영향
– 눈이 자주 오는 지역인가
– 여름 습도와 벌레 문제
– 태풍, 산사태, 침수 위험 지역 여부
나는 강원도 산간 지역으로 갔다가, 겨울 내내 제설작업 때문에 외출을 못 했다.
지역에 따라 계절별 대응 전략이 달라져야 하며, 기후는 생각보다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농사/텃밭/자급자족 가능성
– 농사 목적일 경우, 토양 분석/농지 등록 확인 필요
– 물 빠짐, 일조량, 지하수 위치 등 체크
– 귀농학교, 기술센터와의 거리
농사를 취미로 할지, 소득형으로 접근할지도 구분해야 한다.
그에 따라 지역 선택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
나의 라이프스타일과 맞는가?
– 운동, 문화생활, 종교활동 등을 할 수 있는지
– 도시와의 거리: 친지 방문이나 외출 빈도 고려
– 반려동물 키우기에 적합한 환경인지
귀촌 이후에 자주 서울이나 수도권에 나가야 한다면, KTX 접근성까지 고려해야 한다.
나는 처음엔 ‘멀리 가자’는 생각으로 외진 마을을 택했지만, 결국 6개월 만에 도시 접근성 부족으로 큰 불편을 느꼈다.
결론 요약
귀촌지 선택은 땅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궁합 문제다.
자신의 성향, 리듬, 우선순위와 잘 맞는 지역을 고르는 것이 가장 장기적인 성공 전략이다.
마무리 정리
귀촌은 ‘살 집’을 찾는 게 아니라, ‘살 삶’을 결정하는 일이다.
그래서 지역을 선택할 때는 반드시 생활 인프라 – 사람 – 인프라 – 생활 궁합이라는 4가지 기준을 중심으로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인터넷에 나온 “추천 귀촌지”라는 말은 남 기준일 뿐, 내 기준이 우선이다.
이번 글의 체크리스트를 바탕으로 자신의 생활과 가장 잘 맞는 지역을 찾아낸다면, 귀촌의 절반은 이미 성공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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