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귀촌 실패 사례

귀촌 실패자들의 공통점,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밤하늘콩이 2025. 6. 27. 02:34

“다들 하는데 나도 할 수 있겠지”라는 착각에서 시작된 실패

귀촌을 결심하기까지 수많은 고민을 거쳤다고 생각했지만, 돌이켜보면 모든 시작은 단순한 감정이었습니다. 지친 일상, 반복되는 도시의 삶, 인간관계의 피로… 도피처가 필요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본 유튜브 영상 하나가 내 결정을 이끌었죠. 자연과 함께하는 삶, 소박한 하루, 여유로운 농촌의 풍경. 마치 내가 찾던 해답처럼 느껴졌습니다.

귀촌 실패자들의 공통점

 

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 선택의 시작은 준비 없는 감정의 폭주였습니다.
귀촌 실패자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남들도 하니까 나도 괜찮을 거야’라는 착각에서 출발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귀촌 커뮤니티나 후기 블로그를 보면 성공 사례만 보입니다. “텃밭 수확해서 자급자족했어요”, “이웃들과 나눈 인생 최고의 하루”, “귀촌 3개월 만에 온라인 판매로 월 200 수익” 같은 글들이 넘쳐나죠. 저도 그런 성공 사례만 보고 믿었습니다. ‘진짜 힘든 건 적응 초반이고, 곧 나도 잘 될 거야’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었습니다.

하지만 성공한 사람들의 뒤에는 치열한 준비와 긴 시간의 시행착오가 있었다는 걸 나중에야 깨달았습니다. 귀촌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기존의 삶을 내려놓고 완전히 다른 환경으로 뛰어드는 건 단순한 용기가 아니라 구체적인 전략과 끊임없는 적응이 필요한 과정입니다.
나처럼 감정에 이끌려, 준비 없이 시작한 사람들의 대부분은 비슷한 길을 걷습니다. 혼란, 좌절, 실망… 그리고 도시로의 복귀.
그 여정의 시작은 놀랍도록 비슷합니다.

귀촌 전 ‘리얼한 현실’을 모른 채 내린 결정

귀촌을 결심할 때, 대부분은 외부적 요소만 봅니다. 집값이 싸고, 공기가 맑고, 조용하며 자연이 가깝다는 것.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서울 아파트 한 채 값으로 시골에서는 집과 땅을 모두 마련할 수 있다는 사실이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것은 그 집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였다는 걸 귀촌 후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귀촌 실패자들의 공통점 중 또 하나는 바로 현실에 대한 철저한 정보 부족입니다.
시골은 도시보다 불편합니다. 이건 피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병원이 멀고, 대형 마트는 없으며, 외식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배달? 아예 생각을 접어야 합니다. 인터넷 속도는 느리고, 간혹 통신이 끊길 때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고정적인 수입원이 없다는 점입니다.

저는 귀촌하면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 수익을 낼 수 있을 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습니다.
또는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거나, 작은 텃밭에서 채소를 키워 판매하면 어느 정도 수익이 되리라 믿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농사는 기술이 필요했고, 지역 판매는 인맥이 없으면 불가능했습니다. 유튜브는 초반에 조회수조차 나오지 않았고, 수익화는 더더욱 어려웠습니다.
이런 식의 ‘막연한 수입 계획’은 금세 한계에 부딪혔고, 그때부터는 예금을 조금씩 깨며 살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귀촌은 삶을 ‘만들어야 하는 공간’이지, ‘얻어지는 공간’이 아니었습니다.
그걸 몰랐기에, 저를 포함한 수많은 초보 귀촌자들이 실패를 경험하게 됩니다.
당연한 듯 누리던 도시의 시스템이 없다는 것, 그 불편함이 생각보다 크다는 것.
그 현실을 정확히 모르고 내린 결정은, 시간이 갈수록 치명적인 선택으로 돌아왔습니다.

사람이 그리워질 줄은 몰랐다, 관계의 부재가 가져온 심리적 붕괴

귀촌을 하기 전,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이 ‘조용히, 혼자 살기’였습니다.
사람에 지쳤고, 의미 없는 관계에 피로했고, 혼자만의 시간이 절실했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외딴 마을, 인구 수 적은 곳을 찾아 집을 구했습니다.
이웃과의 왕래 없이 나만의 리듬으로 살아가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귀촌 후 6개월쯤 지나자, 의외의 감정이 몰려왔습니다.
“사람이 그립다.”
아무도 나를 찾지 않고, 말 한마디 나눌 일이 없는 생활. 초반에는 자유롭게 느껴졌던 그것이, 이제는 고립으로 다가왔습니다.
관계가 없는 삶은 편안하지만, 동시에 허전했습니다. 감정을 나눌 대상이 없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그때 처음 실감했습니다.

귀촌 실패자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바로 관계의 단절에 대한 대비 부족입니다.
시골은 외롭습니다. 그것을 견딜 수 있는 사람은 극히 드뭅니다. 물론 지역 주민들과 친해지면 그나마 다를 수 있겠지만, 초보 귀촌자 입장에서 기존 마을 공동체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기는 어렵습니다.
마을 행사에 참석하지 않으면 소외되고, 너무 다가가면 부담스러워 보일 수도 있습니다.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관계를 형성하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기술’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도시에서는 내가 무엇을 하든 ‘관심 없는 익명성’이 있었지만, 시골은 다릅니다.
누구와 어울리는지, 어디를 가는지, 오늘 무슨 택배가 도착했는지까지도 이웃들이 알고 있습니다. 이런 환경은 때로는 감시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결국, 사람은 그리운데 관계는 어렵고, 외로움은 깊어지고, 심리적으로 점점 무너집니다.
실제로 귀촌 후 우울증이나 불면증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관계는 사라졌고, 소속감도 없으며, 나만 외부인처럼 겉도는 느낌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결국 귀촌을 포기하게 됩니다.

결국 실패의 핵심은 ‘내가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귀촌 실패자들의 진짜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계획의 부족, 정보의 부재, 외로움의 심화… 이런 것들은 사실 결과적인 현상입니다.
그 밑바탕에는 “도시에서의 나의 방식”을 내려놓지 못한 채, 시골로 삶의 무대를 옮긴 것이 진짜 원인이었습니다.
귀촌을 한다는 건 단순히 환경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삶의 철학과 생활 방식, 인간관계, 소비 패턴, 가치관까지 모두 전환하는 일입니다.

하지만 나 역시 도시에서 살던 방식을 그대로 들고 갔습니다.

  • 나만의 속도, 나만의 스타일, 나만의 기준으로 모든 것을 판단했고
  • 지역 문화를 배울 생각 없이 도시식 기준으로 모든 것을 해석했으며
  • 불편함을 감수하기보다 도시가 그리워졌고
  • 적응보다는 비교를, 수용보다는 거부를 택했습니다

이 모든 태도가 귀촌 실패를 부추겼습니다.
결국 귀촌은 내가 시골을 받아들이는 만큼, 시골도 나를 받아주는 구조였는데
나는 전혀 그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귀촌은 도전이 아니라, 겸손한 학습의 과정이었다는 걸 너무 늦게 깨달았습니다.

성공한 귀촌자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시골에 맞추려고 노력했더니, 시골이 나를 받아줬어요.”
그 말이 전부입니다. 귀촌은 ‘맞춰주는 삶’입니다.
그 맞춤이 준비되지 않은 채 떠난 이들, 즉 우리 같은 사람들은
언젠가 반드시 그 벽에 부딪히고, 결국 “돌아갈 수밖에 없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마무리하며..

귀촌 실패자들의 공통점은 결코 복잡하거나 특별하지 않습니다.

  • 잘못된 정보에 기댄 희망
  • 현실을 몰랐던 낙관
  • 관계 맺기를 회피한 태도
  • 도시의 삶을 내려놓지 못한 고집

그리고 그 모든 항목에 나 역시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나만은 다를 줄 알았다’는 착각이, 가장 큰 착오였던 셈입니다.

이 글을 통해 누군가 귀촌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면,
지금 이 순간 자신에게 다음 질문을 던져보시길 바랍니다.

“나는, 진짜 바뀔 준비가 되었는가?”
“시골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시골에 나를 맞출 준비가 되어 있는가?”

그 질문에 ‘예’라고 말할 수 없다면, 아직은 타이밍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귀촌은 ‘새로운 나’를 만나기 위한 여정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여정은, 철저히 겸손한 자만이 끝까지 걸어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