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촌 실패자가 말하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선택’
귀촌, 낭만으로 시작하면 현실에 무너진다
도시에 지쳐 시골을 꿈꾸는 사람이 많습니다. 아침에는 새소리로 눈을 뜨고, 저녁에는 별빛 아래 고요한 시간을 보내는 그런 낭만적인 삶. 저 역시 그랬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출퇴근 지옥과 사람에 치이는 직장생활 속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열망 하나로 귀촌을 결심했죠.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였습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이 귀촌을 생각하고 있다면, 그리고 나처럼 막연한 로망으로 결심했다면… 부디 다시 한번 심사숙고하시길 바랍니다. 제가 겪은 귀촌 실패는 단순한 불편함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기반 자체가 흔들리는 경험이었습니다.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선택, 그 첫 번째는 바로 ‘귀촌을 낭만으로 접근하는 것’입니다.
시골은 자연과 가까운 대신, 인프라가 멀고, 문화적 혜택은 거의 없습니다. 병원도 멀고, 배달도 안 되며, 교통편도 제한적입니다. 그러한 불편함을 감수할 수 있는 ‘준비된 사람’이 아니라면, 귀촌은 상처로 남습니다.
‘무계획 귀촌’은 실패로 가는 지름길
귀촌을 결심했을 때, 저는 직장을 그만두고 미련 없이 도시를 떠났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무엇을 하며 살 것인가’에 대한 계획이 전무했다는 점입니다. 그냥 내려가서 카페를 차릴까? 텃밭을 가꿔볼까? 막연한 아이디어만 있었고, 아무것도 조사하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두 번째 실패 포인트였습니다. 귀촌에서 가장 위험한 선택은 “계획 없는 이사”입니다.
도시와 달리 시골에서는 생계 수단을 마련하기 어렵습니다. 일자리가 적고, 그나마 있는 일들도 ‘지방 촌사람의 삶을 이해하는 태도’ 없이는 오래 버티기 어렵습니다. 저처럼 경력 단절 상태로 내려간 사람은 마땅한 소득이 없고, 결국 저축을 까먹으며 버티게 됩니다.
나는 이때 아무런 조사 없이 내려갔지만, 지금 생각하면 다음 몇 가지는 미리 알았어야 했다고 절감한다. 예를 들면, 그 지역에 일자리가 있는지, 농사나 자영업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여건인지, 그리고 생활비는 얼마나 드는지 같은 것들 말이다.
이러한 체크리스트 없이 귀촌하는 것은, 맨몸으로 사막을 걷는 것과 같습니다.
‘혼자만의 선택’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귀촌을 ‘자기 인생의 전환점’이라 생각하며, 홀로 결정하고 실행에 옮깁니다.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배우자나 부모님의 만류를 설득하며, “나만의 삶을 살겠다”는 의지를 앞세웠죠.
하지만 세 번째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선택은 ‘가족 혹은 공동체와의 단절된 결정’입니다.
귀촌은 단지 공간의 이동이 아니라 삶의 전환입니다. 그러므로 함께 살아가는 이들과의 협의 없이는 그 삶이 유지되기 어렵습니다. 외로움은 시간이 갈수록 더 커지고, 사람과의 관계가 단절되면 결국 우울감이나 무력감에 빠지게 됩니다.
특히 혼자 귀촌했을 경우, 다음과 같은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외로움에 의한 심리적 불안정
- 지역 주민들과의 교류 단절
- 비상 상황 발생 시 도움 부족
- 생활 정보 부족으로 인한 시행착오
귀촌을 고민하고 있다면, 반드시 가족과 함께 계획을 세우고, 가능하다면 함께 이주하는 것이 실패 확률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커뮤니티 무시’는 치명적인 오판
시골은 도시와 달리 ‘이웃과의 관계’가 매우 밀접합니다. 사람들은 새로 이사 온 사람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고, 때로는 의심의 눈초리도 보내죠.
저는 이런 분위기를 불편하게 생각해 조용히 혼자만 지내는 삶을 추구했습니다. 그 결과는 고립이었습니다.
시골에서의 삶은 타인과의 관계망 속에서 이뤄집니다. 내가 아무리 조용히 살고 싶어도, 그 지역의 구성원이 되어야 비로소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해집니다. ‘이웃과의 왕래를 거부하는 삶’은 결국 그 지역 사회로부터 배제당하는 결과를 낳습니다.
제가 귀촌 후 겪었던 대표적인 갈등 사례:
- 마을 행사 불참 → 지역 주민들의 배척
- 농지 사용 관련 오해 → 유언비어 유포
- 이웃 갈등 → 동네 가게에서 소문 퍼짐
귀촌을 한다면 지역 커뮤니티의 문화와 특성을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기본적인 인사, 마을 행사 참여, 작은 도움 주고받기 등은 단순한 예의 차원을 넘어서, 지역에 ‘뿌리내리는 필수 조건’입니다.
‘ 돈이 있으면 다 된다’는 착각
귀촌 비용은 생각보다 많이 듭니다. 집값은 저렴할 수 있지만, 리모델링이나 농기구 구입, 차량 유지비, 유류비, 생활비 등 부수적인 지출이 상당합니다. 저도 꽤 많은 자금을 준비했지만, 1년 만에 거의 바닥을 보았습니다.
가장 큰 실수는 돈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은 것입니다.
예:
- 돈 주고 지역 사람과 친해지려 한 시도
- 불필요한 농자재 구매
- 안정적 수익 없는 사업 개시
귀촌에서 중요한 것은 ‘자본력’이 아니라 ‘적응력’과 ‘관계력’입니다. 처음에는 돈이 해결책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과의 신뢰, 실제 수익구조, 지속가능한 생활 습관이 훨씬 더 중요해집니다.
실패에서 얻은 진짜 교훈
귀촌이 실패로 끝났지만, 저는 이 실패를 통해 많은 교훈을 얻었습니다. 무엇보다 삶의 방식은 환경이 아니라 ‘태도’에서 결정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귀촌은 단순한 이사가 아니라, 인생의 패러다임 전환입니다. 그만큼 깊은 고민과 치밀한 계획이 필요합니다. 낭만, 충동, 회피, 회복탄력성 없는 결단… 모두 실패를 불러오는 요소입니다.
다시 요약하면, 귀촌할 때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선택은 다음과 같습니다:
- 막연한 낭만만으로 귀촌을 결정하는 것
- 직업이나 수익 구조 없는 무계획 귀촌
- 가족이나 주변과의 협의 없이 독단적 결단
- 지역 커뮤니티에 무관심하거나 단절된 태도
- ‘돈이면 다 된다’는 오만한 착각
마무리하며.. 귀촌, 준비된 자만이 살아남는다
귀촌은 분명 도시생활에서 얻을 수 없는 가치와 여유를 제공합니다. 하지만 그 삶이 주는 무게는, 처음 상상했던 낭만과는 전혀 다른 결이었습니다. 실패한 저의 경험이 여러분에게는 소중한 ‘반면교사’가 되기를 바랍니다.
귀촌을 꿈꾸고 있다면, 단 한 가지는 꼭 기억하세요.
‘귀촌은 도피가 아니라, 새로운 삶의 출발이어야 한다’는 사실을요.